터키 에페소스-고대 로마로의 시간여행(2) ㄴ터키, 그리스 여행기

지난번에서 이어지는 포스팅입니다.
주 도로를 따라서 걷기 시작합니다. 고대인들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밟고 따라간다는 것, 참으로 감격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트라야누스 황제의 분수. 오현제 중 두번째이자 로마제국 영토를 최대로 늘렸던 황제이지요. 본래 중앙에는 트라야누스의 입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도로 양편에는 공공건물 뿐 아니라 개인들의 거주지 유적도 남아있습니다. 바닥의 화려한 모자이크를 보건대 좀 살던 집이었나 봅니다.

오현제 중 세번째.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신전. 오늘 여기서 마주친 황제들의 흔적만 벌써 세번째입니다.(하기야 이 양반은 기념물 안남긴 도시가 거의 없긴 하지만..-_-) 정교한 메두사 조각이 특징이지요. 
이것도 유명한 유적이지요. 공중변소입니다. 저 밑으로 물이 흘러서 오물을 치워주는 친환경(?)수세식변소이지요. 이곳은 시민들이 앉아서 볼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교와 토론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도로의 끝에 이르면 마침내 에페소스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 중 하나인 켈수스 도서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장엄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지경입니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아퀼라가 아시아 총독이었던 아버지 가이우스 율리우스 켈수스를 기념하여 지은 이 도서관은 동시에 켈수스의 무덤이기도 합니다. 무려 12000개의 필사본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하지요.
벽면에는 각각 4명의 여인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각각 지혜(소피아), 지식(에피스테메), 지성(엔노이아), 덕성(아레테)을 상징합니다.
도서관 옆은 아고라로 통하는 문이 있습니다. 이 도시에서 본 많은 문자들이 그리스어인데 비해서 이 문에 새겨진 글씨는 라틴어입니다. IMP CAESARI DIVI AUGUSTO FONTIFICI MAXIMO....... 죄다 황제의 칭호와 연관된 말들입니다.
상업활동과 정보의 교환 등이 이루어지던 삶의 중심지, 아고라입니다. 사도 바울로도 여기서 설교와 노동을 했을 것입니다.
고대세계의 광고판. 하트와 발이 새겨져 있는데 의미는 대략 이렇습니다.
"마음이 외로우신 오빠들 오세염~ 단 발이 이것보다 작은 미성년자는 출입금지"
-_-;

에페소스 대극장. 경이롭다는 말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별로 크지 않은 소리로 말해도 객석까지 생각보다 잘 전달되는 기술력도 놀랍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에페소스 구경도 대략 마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나가면 옛 항구가 있었던 자리이지만 지형의 변화로 이제 이곳은 바다와 떨어져있습니다. 에페소스 유적지에서 나오니 마치 천년의 시간을 순식간에 거쳐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덧글

  • hyjoon 2010/08/13 19:48 #

    저 광고판 한번 방송에 나왔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SBS였는데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도서관 코앞에 저런 광고가 있었다고요'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러니까 로마가 망했죠'라는 답변이 날아왔었죠. -_-
  • Mr 스노우 2010/08/13 19:53 #

    음.. 뭐 저런 답변이 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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