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 구경을 마치면 이제 본격적으로 유적지를 둘러봅니다.
유적지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이 장대한 건물은 아폴론 신전입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유일한 흔적이지요. 로마군의 무자비한 파괴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이 신전은 길고 긴 역사의 세월을 견뎌내어 지금까지 과거의 영광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아폴론 신전 앞에는 다소 쓸쓸한 모습으로 서있는 글라우케 샘이 슬픈 신화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황금양털을 찾아나선 아르고스 원정대의 대장 이아손은 메데이아의 도움으로 양털을 손에 넣으나, 이후 코린토스 왕의 딸과 결혼하기 위해 메데이아를 버리려 하지요. 그러자 메데이아는 왕의 딸 글라우케에게 독이 묻은 옷을 선물로 보냅니다. 옷을 입은 글라우케는 온몸이 타는 듯한 고통을 느껴 신들에게 자신을 샘이 되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그래서 신들은 그녀를 푸른 물이 솟는 샘으로 바꾸어 주었다고 합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누이 옥타비아에게 바쳐진 신전. 코린토스식 기둥이 특징입니다. 그리스 건축양식중에 가장 우아하고 여성적인 것이 바로 이 코린토스 양식입니다. 기둥 위를 아칸토스 풀잎 모양으로 장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코린토스 유적지 전경. 지금은 폐허만 남았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고대의 활기찼던 모습들이 그대로 눈앞에 살아날 것만 같습니다.
여기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회의장이었나 병원이었나 아마 둘중 하나였을겁니다.(왜 필기를 했어야 했는지 절실히 느끼고 있는 중)
이 고대의 도로는 코린토스의 외항인 레카이온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그리고 곧장 시내 중심부로 연결되어 있는 주 도로이기도 합니다. 사도 바울로도 이 길을 통해서 이 도시로 들어왔습니다. 사도께서 직접 밟으셨던 흔적인 셈입니다.
코린토스의 공중변소. 에페소스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마도 바울로 사도께서도 여기 앉으시지 않으셨을까 하는 다소 불경스러운(?)생각이 잠깐 지나갑니다.
교회 유적.
페이레네 샘. 고대 코린토스의 주요 물 공급원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코린토스의 창건자인 시시포스의 신화가 얽혀있습니다. 시시포스의 걱정거리는 바로 자신의 도시에 물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는데, 마침 부녀자 납치 전문범 제우스가 강의 신 아소포스의 딸 아이기나를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동네에서 여자들이 사라지면 범인이 누군지는 알만도 하건만 아소포스는 누가 딸을 납치했는지 찾아서 헤매고 있었으나, 후환이 두려워서 아무도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시시포스는 아소포스에게 자신의 도시에 샘을 만들어주면 범인을 알려주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그래서 아소포스는 약속대로 시시포스에게 샘을 하나 만들어주고 제우스가 자신의 딸과 함께 있는 현장을 덮쳤습니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 바로 이 페이레네 샘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열받은 제우스에 의해 시시포스는 죽은 뒤 가혹한 벌을 받게 됩니다. 바로 가파른 바위산의 정상을 향해 끝없이 바위를 굴리는 형벌이었지요. 간신히 정상까지 굴리면 바위는 다시 밑으로 떨어졌고, 시시포스는 그것을 다시 정상까지 올려놓는 일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1대 왕의 희생 덕분에 코린토스 시민들은 맑은 물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해피엔딩...(인가?)
이렇게 코린토스 유적지 구경을 대략 마무리하면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아테네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도 그냥 버스를 타고 가기 아까울 정도로 볼거리로 가득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이어서 올라갑니다.
덧글
그나저나 옛 모습 그대로 남아서 전해주는 모습이 반갑기도 하네요. 덕분에 옛 정취가 그대로 느껴져서 다가오는 느낌일테니까요.
이렇게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유적지가 많다는 데에서 그리스도, 터키도 참 무지하게 부럽습니다.
그래도 그리스도교의 최초의 유럽 전진기지인 셈이니 교회유적 정도는 남아있어야 할 것 같긴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