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군사박물관 (1), 일정 11일차 ㄴ터키, 그리스 여행기

마침내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그리스를 떠나는 날과 마찬가지로 아침부터 아쉬움이 밀려듭니다. 하지만 마지막날인만큼 더욱 알차게 보내야겠지요.

이날은 좀 특별한 일정입니다. 이제까지 교수님과 가이드님의 인솔 하에 팀으로 이동하던 것 대신 4~5명으로 이루어진 조별로 나누어서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거든요. 사실 이스탄불에서 이틀을 보냈지만 아직도 보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더군요.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이날 오후까지.. 최대한 많은 것을 보기 위해 열심히 전날밤 계획을 짜 보았습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보고 싶은 것은 호라 교회(카리아 모스크), 비잔티움의 성화가 가장 온전히 남아있는 곳이지요. 하지만 이곳은 시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저녁때까지 우리 집결지에 도착하려면 다른 것은 못 보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이곳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다시 돌아가야 할 이유 하나가 더 추가된 셈이지요.

이에 두번째로 택한 것은 바로 이스탄불 군사박물관이었습니다. 우선 가까운 데다가 이곳을 보고 난 다음에 집결장소까지 가면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거든요. 사실 군사박물관 자체도 매우 궁금했습니다.

호텔에서 탁심광장까지 버스를 타고 간 후에 군사박물관까지 걸어갔습니다. 애초에 이곳은 오스만 제국의 사관학교 건물이었습니다.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도 이곳에서 공부했지요. 사관학교가 앙카라로 옮겨간 뒤에 박물관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마주친 15세기의 대포.

세계적인 규모의 박물관 답게 유물의 양도 어마어마합니다. 일일히 소개하다간 한도 끝도 없을테고, 일부만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시실 입구에 서 있는 예니체리 병사. 상당한 중무장을 하고 있습니다.
투르크인의 기원을 묘사한 그림. 투르크의 선조가 중앙아시아 출신의 유목민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이 몽골로이드 계통인지 인도유럽인 계통인지는 여전히 논란중이지만(그리고 현재 터키 학자들은 후자를 밀고 있지만) 애초에 유목민들은 인종 개념이 희박했으니까요. 
박물관에는 터키 역사의 군사적 영광의 순간들이 그림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만지케르트 전투에서 비잔티움 황제 로마누스 4세의 항복을 받고 있는 셀주크 술탄 알프 아르슬란.
사슬갑옷과 꾸란
콘스탄티노폴리스에 입성하는 메흐메트 2세 모형.
이 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유물 중 하나. 콘스탄티노폴리스 공방전 당시 금각만 입구를 봉쇄하고 있던 쇠사슬입니다. 이걸 바라보고 있자니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합니다.
콘스탄티노폴리스 함락을 묘사한 디오라마. 벽면 전체가 디오라마로 이루어진 멋진 작품입니다. 참호 속 병사들의 묘형과 백마 위에서 전투를 지휘하는 메흐메트 2세의 그림이 인상적이군요.
그림의 우측입니다. 돌파구를 향해 몰려드는, 흰 모자를 쓴 예니체리 부대의 모습.

짧게 쓴다고 썼는데 그래도 사진이 좀 많군요. 다음에 이어서 또 올라갑니다.

덧글

  • 들꽃향기 2010/09/19 22:04 #

    수도를 앙카라로 옳겼어도 박물관은 그대로이군요. ㅎㅎ 오히려 그편이 이스탄불이라는 역사적 도시의 무게감에 어울리는 편인것 같습니다. ㅎ

    그나저나 금각만의 쇠사슬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생각보다 녹이 덜 슬었군요. -ㅠ -
  • Mr 스노우 2010/09/19 22:06 #

    그것이 확실히 천년고도의 매력이겠지요.
    그래서 쇠사슬은 저도 약간 비현실적인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ㅎㅎ
  • hyjoon 2010/09/19 23:01 #

    역시나 콘스탄티노플 공방전과 관련된 전시물이 비중있게 다루어지는군요. 아무래도 오스만 투르크의 전성기와 관련이 높을테니.....
  • Mr 스노우 2010/09/19 23:55 #

    박물관을 둘러보니 오스만 제국에 대한 자부심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듯 했습니다. 특히 벽에 걸린 오스만 술탄들의 초상화에서 그런게 잘 느껴지더군요.
  • 소시민 2010/09/20 21:07 #

    대포의 위엄이 상당하군요. 저 시기 즈음에 쓰인 거포가 19C에 유럽의 전함을 공격하는데도 효과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말이죠. ㄷㄷ
  • Mr 스노우 2010/09/20 22:48 #

    저 청동 대포에서 포탄이 발사되는 광경을 상상해 보니 참 ㅎㄷㄷ했습니다.
  • 네비아찌 2010/09/21 02:29 #

    작년에 저도 저기서 콘스탄티노플에 입성하는 메흐메트 2세의 모형을 보면서
    당시 약관 스무살의 청년 술탄의 얼굴이 왜 저리 삭았나 속으로 웃었답니다.^^;
  • Mr 스노우 2010/09/21 11:02 #

    젊은 나이에 죽었으니 남들보다 노화가 빨랐던 것일수도...ㅎㅎ
  • nuel 2010/09/22 09:17 #

    어릴떄부터 술과 쾌락에 빠져살았다고 하니(......)
  • Mr 스노우 2010/09/22 17:27 #

    역시 술은 끊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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